― 고교 야구팀 수를 봐도, 일본은 3,768개(2025년)인 데 반해 한국은 81개(2020년)로 매우 적습니다.
네, 한국의 고교 야구부는 2020년 81개 팀이었지만 현재는 104개 팀으로 늘었습니다. 제가 KBO 사무총장이던 시절(2011~2017년)에는 50여 개 팀이었고 프로야구도 8개 구단 체제였습니다. 이후 10개 구단으로 늘어났고, 더 넓은 보급을 위해 고등학교 팀을 더 많이 창단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창단 지원을 통해 조금씩 늘려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 고등학교의 운동부 수는 적습니다. 인구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야구부는 1,000개, 2,000개까지 늘어나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스포츠 시설과 인프라를 확충해야 하고, 생활 체육 문화도 더 확산되어야 합니다. 야구는 인기가 있어 유소년 선수들이 모였지만, 소프트볼처럼 인지도가 낮은 스포츠는 먼저 대중의 관심을 높여야 경기 인구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 일본 고등학교 여자 소프트볼 인구도 야구에 비하면 결코 많지 않습니다. 2021년 기준으로 1,241개 학교에 17,408명의 학생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고교 소프트볼 선수는 약 50명, 클럽팀까지 모두 합쳐도 100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전국대회는 4개가 있는데, 팀이 더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경기 수도 늘고, 이에 대비하는 훈련량도 증가해 경기 수준도 향상될 것입니다. 초등학생들이 소프트볼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데, 이를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시급합니다.
저희가 지향하는 최종 목표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그 목표를 언제 달성할 수 있을지 현시점에서 말씀드리기는 매우 어렵지만, 목표에 한 걸음이라도 더 다가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KBO와 KBSA, 한국 야구를 함께 이끌다
― KBO와 KBSA의 역할 분담과 협력 체제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한국에서 프로야구를 제외한 모든 야구 관련 업무는 저희 KBSA가 담당하는 것으로 역할이 나뉘어 있습니다. 리그 운영의 경우, 프로야구는 KBO가, 대학 리그는 대학연맹이 주관합니다. 다만, 국제 교류나 국가대표 파견 업무 등은 KBSA가 총괄합니다.
― 국제대회는 프로 선수만 참가하는 대회와 아마추어 선수만 참가하는 대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역할은 어떻게 나뉩니까?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의 선수 선발은 KBO가 담당하지만, 선발 외의 모든 과정은 KBSA가 맡습니다. KBO에서 선수 명단을 전달받은 후, 협회 직원들이 KBO 및 대한체육회와 협력하며 파견을 준비합니다.
― 야구팬 확대라는 관점에서 볼 때, KBO 경기를 뜨겁게 달구는 치어리더의 존재가 독특합니다.
치어리더가 경기의 흥을 돋우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가 사무총장으로 있을 때 야구를 조용히 관람하고 싶다는 팬들의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치어리더를 외야석 등으로 이동시키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한국 야구만의 독특한 응원 문화를 지키자는 생각에 현행대로 유지했습니다.
일본 프로야구의 관전 분위기도 매우 훌륭해서 한국이 본받아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여러 번 NPB 경기를 관전했는데, 일본 야구팬들은 플레이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인상이었습니다. 다만 그런 관전 스타일은 경기가 일방적으로 흐를 때 좋은 분위기가 깨질 수 있습니다. 반면 한국 야구는 경기 내내 노래를 부르며 경기 흐름과 관계없이 응원을 이어가는 관전 문화가 있습니다. 이 분위기에 매력을 느낀 젊은 층이 친구들과 함께 야구장을 찾으면서 관중이 늘어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야구팬 확대를 위해 야구장 내 매점과 편의시설 개선에도 힘썼습니다. 경기장도 MLB 스타일로 개선했는데 이 또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야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것이 오늘날 한국 야구의 인기에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 과거에는 KBO 스타 선수들이 NPB에서 활약하며 리그를 빛냈지만, 최근에는 탬파베이 레이스의 김하성 선수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선수처럼 MLB로 직행하는 선수가 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NPB를 거쳐 기회가 되면 MLB에 도전하는 KBO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NPB와 KBO의 연봉 격차가 줄어들면서 MLB로 바로 진출하는 선수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