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의 훈련은 연습경기 더블헤더였다.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는 가운데, 한국 대표팀의 히사카도 감독과 후지모토 코치가 미소로 맞이해주었다.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교류 취재가 시작되었다.
이번 합숙 일정에는 합동 훈련과 경기뿐만 아니라, 작년에는 없었던 지역 학생들을 위한 클리닉도 포함되었다. 클리닉에서는 이요은행과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함께 선생님 역할을 맡았다. 이요은행 선수들은 “언어가 달라 미묘한 뉘앙스를 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최고 수준의 지도를 받은 학생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감명받았다“며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런 귀중한 경험을 하며 서로의 기량을 갈고닦은 합숙도 어느덧 마지막 날. 그동안의 성과를 확인하기 위한 연습경기로 이번 합숙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합숙의 성과는? 연습경기가 시작되다
정렬 후 양 팀이 인사를 마치자,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힘차게 수비 위치로 흩어졌다. 오전 첫 경기, 한국 대표팀의 홍시연 투수가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홍시연 투수는 ‘대구도시개발공사‘ 소속으로 올해 처음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다. 175cm가 넘는 장신을 활용해 던지는 공은 팀에서 유일하게 시속 110km를 넘는다.
역동적인 폼으로 리듬감 있게 공을 던지던 그녀는, 선두 타자가 친 투수 강습 라이너를 재빠르게 잡아낸 뒤 벤치를 향해 포즈를 취하며 팀의 사기를 북돋웠다. 이후 후속 타자들을 범타로 처리하며 1회 수비를 무난히 마치자, 히사카도 감독에게서 “나이스 피칭!”이라는 격려를 받았다.
후지모토 코치는 홍시연 투수의 좋은 컨디션을 고려해, 이닝 교체 시간에 홍시연 투수와 주전 포수인 ‘대구도시개발공사‘ 소속 주효주 선수에게 “직구는 더 낮게 던지고, 변화구는 아껴두었다가 결정구로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2회 초, 선두 타자 혼마 노리호 선수가 다소 높게 들어온 바깥쪽 직구를 놓치지 않고 중앙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려 이요은행이 1점을 선취했다. 혼마 선수는 “전날 경기에서 강한 타구가 투수에게 맞아 걱정했는데, 타구가 뜨는 순간 안심했다“고 말하며 베이스를 힘껏 돌았다.
강렬한 타구에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1루를 지키던 ‘경상남도체육회‘ 소속 베테랑 배유가 선수가 “홈런 맞은 건 어쩔 수 없어, 다음 플레이에 집중하자!”라고 외치며 젊은 선수들을 독려했다.
하지만 한번 불붙은 이요은행의 타선은 멈추지 않았다. 이후 볼넷 2개와 안타 3개를 집중시키며 홍시연 투수를 공략해 2회에만 대거 4점을 뽑아냈다. 비록 2회에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홍시연 투수는 빠른 공을 앞세운 투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작년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이다
3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인천광역시체육회‘ 소속의 최연지였다. 작년에도 대표팀 멤버로 일본을 방문했던 그녀는 당시 이요은행 투수들에게 변화구 구사법 등 투구 기술을 배웠다. 그 성과가 나타난 듯, 최연지 투수의 투구는 작년과 확연히 달랐다.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중전 안타와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낸 뒤 좌전 적시타를 맞아 2점을 내주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리듬을 되찾은 최연지 투수는 이요은행 타선을 완벽하게 억제했다. 더욱 날카로워진 직구와 정교한 제구력의 변화구를 섞어 던지는 모습에서 작년 여름보다 크게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타석에 들어섰던 이요은행 선수들도 “공의 회전이 좋아 까다로워서 치기 매우 어렵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후 최연지 투수가 허용한 안타는 단 1개. 이요은행의 기세를 멈춘 그녀는 타선의 반격을 기다렸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 타선은 이요은행 선발 고이즈미 유메노 투수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고이즈미 투수의 장기인 드롭볼처럼 자연스럽게 가라앉는 공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고 내야 땅볼을 반복했다. 삼자범퇴가 이어지자 히사카도 감독은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러야 한다. 점수를 내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며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감독의 조언에 응답한 젊은 피
그러자 3회 말, 선두 타자 손여진 선수가 팀의 첫 안타를 치며 감독의 조언에 화답했다. 손여진 선수는 이번 대표팀의 유일한 고등학생(‘구암고등학교‘ 소속)으로, 히사카도 감독이 그녀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