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기에서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손여진 선수는 수비에서도 빛났다. 2회 1사 1루 상황에서 우익수 앞 안타성 타구를 잡아 3루로 뛰던 주자를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는 멋진 플레이를 선보였다. 고등학생답지 않은 당당한 플레이로 팀의 분위기를 단숨에 가져온 한국 대표팀은 경기의 흐름을 잡기 시작했다.
손여진 선수의 출루에 이어, ‘인천광역시체육회‘ 소속 김수빈 선수가 희생 번트로 주자를 2루까지 보냈다. 경기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낸 기회에서 아쉽게 득점까지 이어지진 못했지만, 팀의 막내가 자신의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낸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첫 경기, 과제를 남기다
이후 한국 대표팀 타선은 이요은행의 계투진을 상대로 단 2개의 안타를 뽑아내는 데 그쳤다. 경기 후 히사카도 감독은 “초반에는 좋은 경기를 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기운이 빠지고 조용해지는 나쁜 버릇이 나왔다. 경기 후반에도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팀이 되어야 한다“며 과제를 짚었다.
수비 때마다 포수 옆에서 투구 연습을 지켜보던 후지모토 코치 역시 “아직 폼이 무너지면서 연타를 맞거나 볼넷을 내주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포인트를 설명해줘도 바로 수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투구 연습 때는 항상 이 자리에서 선수들을 확인하며 좋은 투구 자세의 순간을 공유하고 있다“며, 투수진과 함께 이상적인 투구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히사카도 감독은 “소속팀에서는 훈련 시간도 부족하고 수준 높은 상대와 경기할 기회도 적다. 이번 합숙은 충분한 훈련 시간과 밀도 높은 훈련을 할 수 있었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는 매우 힘들겠지만, 열정을 가지고 끝까지 해주고 있다“며 마지막 경기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마침내 훈련의 성과를 보인 대표팀
점심 식사 후 열린 두 번째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길었던 합숙의 대미를 장식하는 멋진 경기를 펼쳤다.
이요은행의 선발은 베테랑 에이스 쇼지 나나 투수. 경기 전 “초구부터 좋은 공은 적극적으로 치자!”는 히사카도 감독의 지시에 부응하듯, 선두 타자인 ‘인천광역시체육회‘ 소속 장세진 선수가 깨끗한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히사카도 감독은 2번 타자인 ‘상지대학교‘ 소속 이지영 선수에게 강공을 지시했다. 이 타구는 1루수 실책을 유발해 무사 1, 2루의 기회로 이어졌다. 번트로 주자를 안전하게 진루시키고 싶은 상황이었지만, 감독은 3번 타자인 ‘대구도시개발공사‘ 소속 주효주 선수에게도 강공을 지시했다.
‘무조건 휘두르라‘는 감독의 의지를 받은 주효주 선수가 초구를 힘껏 받아치자, 타구는 좌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가 되어 첫 회부터 선취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감독은 4번 타자인 ‘인천광역시체육회‘ 소속 이경민 선수에게도 강공 사인을 보냈다. 이경민 선수 역시 기대에 부응하는 통렬한 적시타로 주자 두 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선두 타자부터 4연속 출루. 합숙 내내 방망이를 휘둘렀던 한국 대표팀이 1회에만 3점을 뽑는 빅이닝을 만들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장악했다.
리드를 지켜내며 역투하는 투수진
3점의 리드를 안고 수비에 나선 한국 대표팀은 수비에서도 합숙의 성과를 증명했다.
작년 여름, 이요은행과의 교류전에서 등판했던 ‘인천광역시체육회‘ 소속의 장신 좌완 박민경 투수가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그녀는 힘 있는 공을 정교하게 던지며 5이닝 동안 뜬공 아웃을 12개나 잡아내는 호투를 펼쳤다. 특히 후지모토 코치와 꾸준히 소통하며 높낮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노련한 투구를 선보였다. 또한 작년에는 볼 수 없었던 정교한 체인지업까지 구사하며 이요은행 타선을 단 2안타로 막아내,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6회에는 ‘상지대학교‘ 소속의 이아름 투수가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이지영 선수와 함께 대학생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이아름 선수도 박민경 투수가 만든 좋은 흐름을 이어받아 1이닝을 1피안타로 막는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3점 차로 앞선 채 맞이한 마지막 회, 한국 대표팀은 마무리로 ‘대구도시개발공사‘ 소속 홍시연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설 수 없는 이요은행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선두 타자 니시쿠보 치히로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만회했고, 2사 후에는 다케미쓰 구리즈의 2루타가 터지며 경기 흐름을 순식간에 가져왔다.





















